[에이블뉴스] 지적장애·발달장애인의 자녀는 온전한 돌봄을 받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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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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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장애인 부모의 양육 문제는 늘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특히 지적장애와 발달장애를 가진 부모가 자녀를 키울 때, 그 아이들이 충분한 보호와 돌봄을 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답하기 어려운 과제다. 부모가 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권리이지만, 동시에 아이가 안정적이고 안전한 환경에서 성장할 권리 또한 존중되어야 한다. 부모의 권리를 우선시해야 하는지,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는 늘 충돌하는 지점이다.
현실 속에서 지적·발달장애 부모의 자녀가 겪는 어려움은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발달 단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아이가 제때 필요한 자극과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생활 습관 형성 과정에서 지도를 제대로 받지 못해 발달 지연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경제적 취약성 또한 큰 문제다. 장애인 부모의 상당수는 정규직 고용이 어렵거나 임금이 낮아, 아이에게 필요한 생활비와 교육비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아이의 건강, 영양, 학습 환경 등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양육 기술의 부족으로 인해 아이가 방임이나 학대 위험에 노출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과 유럽의 연구에서는 지적장애 부모 가정에서 아동학대나 방임 비율이 일반 가정보다 다소 높게 나타나지만, 중요한 점은 이는 ‘개인적 실패’가 아니라 사회적 지원의 부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실제로 발달장애 부모의 아이들이 아동보호기관에 위탁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부모 개인의 능력 문제보다 제도와 사회적 지원 체계의 부족에서 비롯되는 문제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를 부모로부터 분리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많은 지적·발달장애 부모들은 적절한 지원만 제공된다면 충분히 책임 있는 부모로 성장할 수 있다. 따라서 정책의 방향은 ‘분리’가 아니라 ‘지원’이어야 한다. 발달 단계별 양육법, 기본 생활 훈련, 의사소통 기술을 제공하는 부모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가정을 방문해 부모와 아이를 함께 점검하고 필요한 도움을 주는 방문형 서비스, 부모가 위기에 처했을 때 아이를 일시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긴급 돌봄 체계, 아동 양육에 필요한 생활보조금과 교육 지원금 확대 등도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의 제도는 여전히 미흡하다. 장애인 부모의 양육권 보장은 강조되지만, 실제 아동 보호 장치는 충분하지 않다. 아동학대가 발생한 이후에야 개입하는 사례가 많으며, 아동복지와 장애인복지가 분리되어 부모와 자녀의 삶을 통합적으로 바라보지 못한다. 제도의 사각지대 속에서 아이들은 방치되거나 위태로운 환경에 놓이는 일이 반복된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아동복지기관에 위탁되는 아동 중 상당수가 부모의 정신적·발달적 장애와 관련된 환경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지원받을 수 있는 체계가 부족함을 보여준다.
문제는 제도만이 아니다. 사회의 시선 역시 편견과 오해로 가득 차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장애인이 어떻게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겠는가”라는 불신을 가진다. 이런 시선은 부모를 위축시키고 양육 역량을 저하시킨다. 동시에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낙인을 찍어,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부모가 자신감을 가지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사회적 편견을 줄이는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
또한 아동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실제로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일상과 감정을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하는 것이 부모 권리와 아동 권리를 조화롭게 보호하는 핵심이다.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는 아동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아동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시도를 하고 있으나, 여전히 제한적이며 전국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지적·발달장애인 부모의 자녀가 온전한 돌봄을 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솔직히 답하자면, 아직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부모 개인의 책임만은 아니다. 사회적 지원의 부재, 제도의 미비, 편견의 장벽이 함께 문제를 키우고 있다. 장애인 부모의 양육은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과제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지적·발달장애인 부모의 자녀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키운다는 인식이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이 아이들은 온전한 돌봄 속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부모와 자녀를 분리할지 말지를 논할 것이 아니라, 부모가 안정적으로 양육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안전망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모의 교육, 경제적 지원, 방문형 서비스, 긴급 돌봄, 사회적 편견 완화 등 다각적 접근이 병행될 때 비로소 지적·발달장애인 부모의 자녀들도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이 과제는 개인이나 기관의 책임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문제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야 비로소 이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기고/김양희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현실 속에서 지적·발달장애 부모의 자녀가 겪는 어려움은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발달 단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아이가 제때 필요한 자극과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생활 습관 형성 과정에서 지도를 제대로 받지 못해 발달 지연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경제적 취약성 또한 큰 문제다. 장애인 부모의 상당수는 정규직 고용이 어렵거나 임금이 낮아, 아이에게 필요한 생활비와 교육비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아이의 건강, 영양, 학습 환경 등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양육 기술의 부족으로 인해 아이가 방임이나 학대 위험에 노출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과 유럽의 연구에서는 지적장애 부모 가정에서 아동학대나 방임 비율이 일반 가정보다 다소 높게 나타나지만, 중요한 점은 이는 ‘개인적 실패’가 아니라 사회적 지원의 부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실제로 발달장애 부모의 아이들이 아동보호기관에 위탁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부모 개인의 능력 문제보다 제도와 사회적 지원 체계의 부족에서 비롯되는 문제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를 부모로부터 분리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많은 지적·발달장애 부모들은 적절한 지원만 제공된다면 충분히 책임 있는 부모로 성장할 수 있다. 따라서 정책의 방향은 ‘분리’가 아니라 ‘지원’이어야 한다. 발달 단계별 양육법, 기본 생활 훈련, 의사소통 기술을 제공하는 부모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가정을 방문해 부모와 아이를 함께 점검하고 필요한 도움을 주는 방문형 서비스, 부모가 위기에 처했을 때 아이를 일시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긴급 돌봄 체계, 아동 양육에 필요한 생활보조금과 교육 지원금 확대 등도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의 제도는 여전히 미흡하다. 장애인 부모의 양육권 보장은 강조되지만, 실제 아동 보호 장치는 충분하지 않다. 아동학대가 발생한 이후에야 개입하는 사례가 많으며, 아동복지와 장애인복지가 분리되어 부모와 자녀의 삶을 통합적으로 바라보지 못한다. 제도의 사각지대 속에서 아이들은 방치되거나 위태로운 환경에 놓이는 일이 반복된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아동복지기관에 위탁되는 아동 중 상당수가 부모의 정신적·발달적 장애와 관련된 환경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지원받을 수 있는 체계가 부족함을 보여준다.
문제는 제도만이 아니다. 사회의 시선 역시 편견과 오해로 가득 차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장애인이 어떻게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겠는가”라는 불신을 가진다. 이런 시선은 부모를 위축시키고 양육 역량을 저하시킨다. 동시에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낙인을 찍어,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부모가 자신감을 가지고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사회적 편견을 줄이는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
또한 아동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실제로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일상과 감정을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하는 것이 부모 권리와 아동 권리를 조화롭게 보호하는 핵심이다.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는 아동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아동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하는 시도를 하고 있으나, 여전히 제한적이며 전국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지적·발달장애인 부모의 자녀가 온전한 돌봄을 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솔직히 답하자면, 아직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부모 개인의 책임만은 아니다. 사회적 지원의 부재, 제도의 미비, 편견의 장벽이 함께 문제를 키우고 있다. 장애인 부모의 양육은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과제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지적·발달장애인 부모의 자녀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키운다는 인식이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이 아이들은 온전한 돌봄 속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부모와 자녀를 분리할지 말지를 논할 것이 아니라, 부모가 안정적으로 양육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안전망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모의 교육, 경제적 지원, 방문형 서비스, 긴급 돌봄, 사회적 편견 완화 등 다각적 접근이 병행될 때 비로소 지적·발달장애인 부모의 자녀들도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이 과제는 개인이나 기관의 책임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문제다.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야 비로소 이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기고/김양희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