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마이너] 장애인야학 23명 삭발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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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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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논의 못 하고 임기 만료 폐기
투쟁 끝에 22대 국회서도 발의
일반평생교육계와 강경숙 의원 반대 중
전국 각지 장애인야학에 다니는 학생과 교사 23명이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요구하며 삭발투쟁에 나섰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아래 전장야협)는 4일 오후 2시,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지하 농성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삭발투쟁을 진행했다. 대구시 질라라비장애인야학, 인천시 민들레장애인야학, 서울시 노들장애인야학의 학생·교사가 참여했다.
-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에 반대하는 일반평생교육계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4월 발표한 ‘2023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장애인의 51.6%가 중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인 상태다. 전장야협은 “이 같은 심각한 학력 소외에도 장애인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비장애인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장애인은 학령기와 성인기 등 전 생애에 걸쳐 차별에 놓인 것이다.
이에 전장야협은 중증장애인이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자 21대 국회에서 당시 여야 교육위원장과 함께 장애인평생교육법을 발의했다. 성인 장애인의 평생교육을 권리로 명시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법안이다.
끈질긴 투쟁 끝에 법안이 발의됐지만 2년이 넘는 동안 국회에서 단 한 번도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결국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전국의 장애인야학 학생과 교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투쟁을 지속한 결과 지난해 12월,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함께 장애인평생교육법을 다시 발의했다. 21대 국회에선 ‘신중검토’라는 입장이던 교육부도 이번 법안엔 찬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엔 비장애인 중심의 일반평생교육계가 발목을 잡았다. 장애인평생교육법을 ‘분리 교육을 조장하는 법안이자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어긋나는 법안’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국회의원마저 이에 동조했다. 전장야협에 따르면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일반평생교육계가 장애인평생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하며 장애인평생교육법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전장야협은 “매우 모욕적”이라 평가했다. 전체 평생교육기관 중 장애인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은 271개소로 약 5% 수준에 그친다고 한다. 전장야협은 “일반평생교육계는 장애인평생교육을 방치해 왔다”고 비판했다.
- “오늘 머리카락을 잘라낸 건 차별의 역사 잘라낸 것”
삭발투쟁식에서는 국회, 정부, 일반평생교육계를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황보경 질라라비장애인야학 사무국장은 “머리카락이야 다시 자라겠지만 장애학생은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기다리다가 돌아가신다.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끝까지 쟁취해서 기다리는 시간을 당겨 보자”고 강조했다.
유재근 인천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는 “초등학교도 졸업 못 한 채로 살아가는 장애인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장애인야학에 다닌다. 민들레야학 동지가 ‘평생교육법이 제정되면 야학이 안정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삭발투쟁에 동참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서권일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우리는 더는 침묵하지 않겠다. 교육의 권리, 반드시 보장받아야 한다.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삭발을 통해 다시 한번 강력히 선언한다. 장애인평생교육법을 제정하라”고 외쳤다.
장애경 노들장애인야학 학생은 탈시설 후 머리카락을 맘대로 꾸밀 수 있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시설에선 장애인을 ‘관리’하기 편하게 머리를 깎아 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장 씨는 “염색도 하고 파마도 하고 내 맘대로 하며 살았다. 이렇게 머리카락을 좋아하는데 삭발투쟁을 하기로 결정하는 건 쉽지 않았다. 힘든 결정이었지만 내 목소리를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삭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조민제 질라라비야학 교장은 “62세가 돼서야 태어나 처음으로 극장에도 가보고 햄버거도 먹어봤다던 정선 씨. 50대 중반이 돼서야 중학교 졸업장을 받고, 이젠 고등학교 가서 배움의 한을 풀겠다는 상근 씨…”라며 야학에서 만난 학생의 이름을 열거했다.
조 교장은 “오늘 우리가 머리카락을 잘라낸 건 학교 문턱에서 입학거부를 당했던 차별을 잘라내는 것이다. 억압의 역사를 잘라내는 것이다.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라고 전했다.
삭발자 23명 등 활동가들은 4일부터 아흐레간 농성을 진행하며 국회의원에게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촉구하는 엽서를 쓸 예정이다. 삭발투쟁식이 끝난 후에는 여의도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조국혁신당 당사까지 행진한 후 각 정당에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한문을 전달한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7628)
투쟁 끝에 22대 국회서도 발의
일반평생교육계와 강경숙 의원 반대 중
전국 각지 장애인야학에 다니는 학생과 교사 23명이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요구하며 삭발투쟁에 나섰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아래 전장야협)는 4일 오후 2시,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지하 농성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삭발투쟁을 진행했다. 대구시 질라라비장애인야학, 인천시 민들레장애인야학, 서울시 노들장애인야학의 학생·교사가 참여했다.
-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에 반대하는 일반평생교육계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4월 발표한 ‘2023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장애인의 51.6%가 중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인 상태다. 전장야협은 “이 같은 심각한 학력 소외에도 장애인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비장애인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의 장애인은 학령기와 성인기 등 전 생애에 걸쳐 차별에 놓인 것이다.
이에 전장야협은 중증장애인이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자 21대 국회에서 당시 여야 교육위원장과 함께 장애인평생교육법을 발의했다. 성인 장애인의 평생교육을 권리로 명시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법안이다.
끈질긴 투쟁 끝에 법안이 발의됐지만 2년이 넘는 동안 국회에서 단 한 번도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결국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전국의 장애인야학 학생과 교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투쟁을 지속한 결과 지난해 12월,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함께 장애인평생교육법을 다시 발의했다. 21대 국회에선 ‘신중검토’라는 입장이던 교육부도 이번 법안엔 찬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엔 비장애인 중심의 일반평생교육계가 발목을 잡았다. 장애인평생교육법을 ‘분리 교육을 조장하는 법안이자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어긋나는 법안’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국회의원마저 이에 동조했다. 전장야협에 따르면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일반평생교육계가 장애인평생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하며 장애인평생교육법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전장야협은 “매우 모욕적”이라 평가했다. 전체 평생교육기관 중 장애인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은 271개소로 약 5% 수준에 그친다고 한다. 전장야협은 “일반평생교육계는 장애인평생교육을 방치해 왔다”고 비판했다.
- “오늘 머리카락을 잘라낸 건 차별의 역사 잘라낸 것”
삭발투쟁식에서는 국회, 정부, 일반평생교육계를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황보경 질라라비장애인야학 사무국장은 “머리카락이야 다시 자라겠지만 장애학생은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기다리다가 돌아가신다.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끝까지 쟁취해서 기다리는 시간을 당겨 보자”고 강조했다.
유재근 인천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는 “초등학교도 졸업 못 한 채로 살아가는 장애인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장애인야학에 다닌다. 민들레야학 동지가 ‘평생교육법이 제정되면 야학이 안정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삭발투쟁에 동참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서권일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우리는 더는 침묵하지 않겠다. 교육의 권리, 반드시 보장받아야 한다.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삭발을 통해 다시 한번 강력히 선언한다. 장애인평생교육법을 제정하라”고 외쳤다.
장애경 노들장애인야학 학생은 탈시설 후 머리카락을 맘대로 꾸밀 수 있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시설에선 장애인을 ‘관리’하기 편하게 머리를 깎아 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장 씨는 “염색도 하고 파마도 하고 내 맘대로 하며 살았다. 이렇게 머리카락을 좋아하는데 삭발투쟁을 하기로 결정하는 건 쉽지 않았다. 힘든 결정이었지만 내 목소리를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삭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조민제 질라라비야학 교장은 “62세가 돼서야 태어나 처음으로 극장에도 가보고 햄버거도 먹어봤다던 정선 씨. 50대 중반이 돼서야 중학교 졸업장을 받고, 이젠 고등학교 가서 배움의 한을 풀겠다는 상근 씨…”라며 야학에서 만난 학생의 이름을 열거했다.
조 교장은 “오늘 우리가 머리카락을 잘라낸 건 학교 문턱에서 입학거부를 당했던 차별을 잘라내는 것이다. 억압의 역사를 잘라내는 것이다.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라고 전했다.
삭발자 23명 등 활동가들은 4일부터 아흐레간 농성을 진행하며 국회의원에게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촉구하는 엽서를 쓸 예정이다. 삭발투쟁식이 끝난 후에는 여의도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조국혁신당 당사까지 행진한 후 각 정당에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한문을 전달한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7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