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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장애인을 동등한 노동자로’… 굿윌스토어 편견 깬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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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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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윌스토어 직원들이 12일 서울 도봉구 굿윌스토어 밀알도봉점에서 업무 시작 전 안전 주의사항 및 공지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직접 고용 모델 채택
47호점 열며 자립의 꿈 현실로

한상욱(66·사진) 밀알복지재단 굿윌부문장이 굿윌스토어 구리점 원장으로 일하던 시절, 재활용품 수거 차량 조수석의 자폐성 장애 청년 직원 A씨에게 월급을 어디에 쓰는지 물었다. A씨는 매주 수요일 치킨을 사 먹고 나머지는 모은다고 답했다. 2억원을 모아 누구의 도움 없이도 평생 자기 힘으로 살아가겠다는 계획이었다. ‘발달장애인은 자기 세계에 갇혀 꿈이 없다’는 통념과는 다른 답이었다. 비슷한 시기 면담한 한 부모는 “우리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아이가 일하며 살아갈 자리가 이렇게 생겨서 안심할 수 있겠다”고 했다.



장애인 직접 고용 모델인 한국형 굿윌스토어를 두고 미국 굿윌 본부조차 “실패할 것”이라며 만류했다. 국내 사회복지 전문가들도 “장애인은 도와줘야 할 대상”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나 2011년 서울 송파구에서 출발한 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는 지난해 매출 480억여원, 발달장애인 정규직 480명, 기증품 접수 3800만점을 기록했다. 이달 제주 연동에 47호점이 문을 열었다. 한 부문장은 12일 서울 도봉구 굿윌스토어 밀알도봉점에서 국민일보와 만나 “미국 본부 측은 장애인에게 직접 고용 기회를 주는 것보다 자선을 선택했다”며 “이들도 이제는 한국형 굿윌스토어를 가장 성공한 모델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직고용 모델은 밀알복지재단 이사장 홍정길 목사의 결단에서 시작됐다. 발달장애 특수학교인 밀알학교 학생들에게 졸업식이 곧 집에 다시 갇히는 날이 되는 현실을 두고 볼 수 없었다. 한 부문장은 강원도와 경남 남해 개척교회를 거쳐 서울 동은교회 원로목사로 은퇴한 부친 한영생 목사의 장남이다. 교인들이 헌금 대신 내오던 성미(誠米)로 밥을 짓고 어머니의 삯바느질로 생계를 꾸리던 가정이었다. 가난이 싫어 부친이 권유했던 목회자의 길을 피했던 그는 이랜드 브랜드장을 거쳐 개인 사업으로 돈을 추구했다. 그러다 2014년 굿윌스토어 전주점과 도봉점을 방문한 것이 전환점이 됐다. 사업처럼 운영되면서도 장애인을 직접 고용하는 모델에 끌렸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확신으로 2015년 구리점 원장이 됐다.

굿윌스토어는 기업 모델이지만 이윤보다 장애인 고용이 우선이다. 발달장애 직원과 비장애 직원은 동일 조건으로 채용되고 최저임금, 4대 보험, 퇴직연금, 만 60세 정년이 보장된다. 발달장애 직원은 하루 6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정당한 급여를 받는다. 수익은 새 점포 개설과 추가 고용에 재투자된다. 주일 휴무 원칙을 지키고 매장을 열 때마다 감사예배를 드린다.

입사 초기 눈도 못 맞추던 자폐성 장애 직원이 먼저 다가와 “사랑합니다”라며 안부를 건넸다. 정신장애 직원이 일을 시작한 뒤 장애 등급이 호전된 사례도 나왔다. 입사 전 종적을 감추면 서울역 노숙인들 사이에서 찾아 데려와야 했던 한 장애 청년은 이곳에서 10년 넘게 근속 중이다. 한 부문장은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에겐 굿윌스토어가 삼성과도 같다”고 전했다. 직원들은 동아리를 꾸려 취미를 공유하고, 매년 가을 캠프와 전국 굿윌스토어 체전을 연다.

우리금융은 2023년 “금융 사회공헌의 길이 굿윌에 있다”며 10년간 300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오뚜기 현대엔지니어링 등의 동참도 매년 이어지고 있다. 온누리교회를 시작으로 삼일교회 사랑의교회 등 교회의 물품 기증이 매장을 지탱하는 핵심축이다. 세금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다. 무상 기증품을 판매하는 구조 탓에 매입세액 공제를 받지 못해 지난해 부가세로 매출의 10% 수준인 48억원을 부담했다. 비영리 사업체에 부가세를 면제하거나 감면하는 선진국 문화와 달리 한국의 면세 입법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한 부문장은 한 발달장애인 어머니가 두 손을 잡고 “우리 아이를 부탁합니다”라고 말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밀알복지재단의 비전은 전국 매장 100곳 개설과 발달장애인 1000명 고용, 은퇴한 직원들이 함께 생애를 마무리할 공동체 설립까지 뻗어 있다. 한 부문장은 “발달장애인 1000명에게 번듯한 일자리를 주는 일이 1000가정을 살리는 일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며 “이 길에 더 많은 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시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출처: 국민일보 https://www.kmib.co.kr/